화장실을 자주 가고, 소변을 볼 때 따끔하거나 잔뇨감이 남는다면 단순한 컨디션 저하가 아니라 '요로감염(UTI)'일 수 있습니다. 특히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감염 질환 중 하나인데요, 방치하면 신장까지 퍼지는 신우신염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. 오늘은 요로감염의 증상부터 진단, 약물치료, 그리고 예방법까지 간호사의 눈으로 알기 쉽게 풀어드릴게요.
요로감염이란?
요로감염(urinary tract infection, UTI)은 말 그대로 소변이 흐르는 길(요로)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합니다. 요로는 신장 → 요관 → 방광 → 요도 순서로 이어지는 경로인데, 감염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:
- 하부 요로감염: 요도염, 방광염
- 상부 요로감염: 신우신염(신장 감염)
특히 여성은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짧고 항문과 가까워 세균 침입이 쉬워 발생률이 높습니다. 요로감염은 재발률도 높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합니다.
주요 증상: 단순 방광염부터 신우신염까지
요로감염은 감염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합니다. 가장 흔한 하부 요로감염(방광염)은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나타납니다:
- 배뇨 시 따끔거림(작열감)
- 빈뇨(자주 마려움)
- 절박뇨(참기 어려운 느낌)
- 잔뇨감(다 본 것 같지 않은 느낌)
- 하복부 불쾌감 또는 통증
- 혼탁한 소변, 악취 나는 소변
만약 아래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신우신염으로 상행 감염이 의심됩니다:
- 측복부(옆구리) 통증
- 고열(38도 이상), 오한
- 구역감, 구토
이 경우 단순 방광염이 아니라 전신 감염으로 진행 중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진료가 필요합니다.
진단 및 검사: 소변검사로 거의 확진 가능
요로감염의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지만, 정확한 항생제 선택을 위해 세균 종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
- 소변검사 (urinalysis)
- 백혈구 (WBC): 0~5/HPF가 정상이며, 요로감염 시에는 일반적으로 10/HPF 이상에서 이상소견으로 간주됩니다.
- 니트라이트 (nitrite): 양성 시 그람음성 장내세균(특히 대장균) 의심
- 요단백, 혈뇨: 단백뇨는 + 또는 ++, 혈뇨는 5~10RBC/HPF 이상 관찰됨
- 소변 배양검사 (urine culture)
- 일반적으로 10⁵ CFU/mL 이상 균이 자라면 진단 가능
- 정확한 균 종류와 항생제 감수성 확인에 필수
- 혈액검사 (의심 시)
- CRP: 정상 0.3mg/dL 이하 → 감염 시 5~10 이상 증가
- WBC: 정상 4,000~10,000/µL → 요로감염 시 12,000 이상 증가 가능
- BUN/Cr: 신기능 확인 목적, 신우신염 또는 탈수 동반 시 상승 가능
- 복부/신장 초음파 or CT
- 재발성 요로감염, 신장 농양, 요로결석 의심 시 시행
사용 약물: 항생제 선택과 복용 팁
요로감염 치료의 핵심은 적절한 항생제를 정해진 기간 동안 복용하는 것입니다. 대부분 외래에서 경구 약물 치료로 충분하지만, 신우신염이나 전신 열이 있는 경우에는 주사 항생제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.
- 세팔로스포린계: Cefaclor (Ceclor), Cefpodoxime (Vantin): 광범위한 그람음성균 커버가 가능해 초기 치료에 자주 사용됩니다.
- 플루오로퀴놀론계: Ciprofloxacin (Cipro), Levofloxacin (Levaquin): 복잡성 요로감염이나 내성균 의심 시 사용되며, 조직 침투력이 높아 신우신염에도 효과적입니다.
- 니트로푸란토인: Nitrofurantoin (Macrodantin): 주로 단순 방광염에 사용되며 신장 침투는 약해 신우신염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.
- 설폰아마이드계: Sulfamethoxazole-Trimethoprim (Bactrim, Septra): 대장균 등 주요 원인균에 효과적이지만 내성률이 높아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.
항생제는 증상이 사라져도 반드시 처방된 기간 끝까지 복용해야 하고, 중간에 멈추면 재발 및 내성균 생성의 원인이 됩니다.
진통제 (Phenazopyridine 등)는 배뇨 시 통증을 줄이기 위해 단기 복용하기도 하지만, 증상 완화일 뿐 원인을 없애진 않으므로 단독 사용은 금물입니다.
생활관리와 예방법
- 하루 1.5~2L 이상 수분 섭취: 소변량을 늘려 균을 배출
- 배뇨 참지 않기: 정체된 소변은 세균 번식의 온상
- 성관계 후 배뇨: 세균 침입 예방
- 하복부 따뜻하게 유지: 면역력 강화, 방광염 예방
- 과한 질세정제 사용 지양: 질 내 정상균 파괴로 오히려 감염 유발
- 과거 요로감염 병력이 있다면 건강검진 시 소변검사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.
- 평소 면 속옷 착용 및 청결 유지: 통기성 좋은 속옷은 세균 증식을 억제하며, 올바른 좌욕이나 샤워 습관도 예방에 도움됩니다.
-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혈당 관리: 고혈당 상태는 세균 증식을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.
마무리하며
요로감염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,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신장 손상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기도 합니다. 배뇨 시 불편감이나 통증, 잔뇨감이 느껴진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넘기지 마시고 꼭 검사를 받아보세요.
간호사로서 말씀드리자면, 무엇보다 생활 습관 개선이 가장 강력한 예방법입니다. 오늘 이 글이 '나도 혹시?' 하고 고민 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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